46
그리스 신화에는 유난히 날씨와 관계된 신들이 많이 등장한다. 올림푸스의 제왕인 제우스는 벼락을 무기로 가졌고, 아름다운 여신 이지스는 무지개를 만들었다. 이슬은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해뜰 때 너무 눈이 부셔서 흘리는 눈물이라는 낭만적인 이야기도 있다. 바람의 신인 아이올루스는 폭풍을 넣은 긴 주머니를 몸에 감고 다니며 화가나면 입김을 뿜어 세찬 폭풍을 일으켰다.
단군신화도 날씨의 신들이 등장한다. 환웅이 무리 3000명과 함께 묘향산 부근에 내려 왔을 때 바람을 다스리는 ‘풍백’, 비의 신 ‘우사’, 구름의 신 ‘운사’ 등 세명의 장군을 데리고 왔다.
그리스나 고조선이나 자연재해가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기에 ‘날씨의 신’들이 신화속에 등장하는 듯.
우승현기자 noyoma@munhwa.co.kr
출처 : 문화일보 2002/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