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ѰԽù 253

좋은 시 추천해주세요.

조회 수 35154 추천 수 0 2002.11.06 01: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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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인생의 본질을 꿰뚫은 한 마디 잠언에 마음을 적시게 되거든
그 페이지를 반드시 접어둘 일이다.
그렇다. 다시 펼쳐 읽고 싶은 시 한 편 때문에 우리는 또, 살아가는 거다.
(안도현)


한 편의 좋은 시가 보태지면 세상은 더이상 전과 같지 않다.
좋은 시는 삶의 방식과 의미를 바꿔 놓으며,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시는 인간 영혼으로 하여금 말하게 한다.
(류시화)


나는 시를 읽고 싶게  쓰지 않고,  가고 싶게 쓴다.
나의 시는 떠나는 길목에서 얻은 것 이다.
(이생진) 

최원철

2003.02.13 16:58:29

나의 노트 위에
나의 책상과 나무 위에
모래 위에 눈 위에
나는 그대의 이름을 쓴다

내가읽은 모든 책장 위에
모든 백지 위에
돌과 피와 불꽃과 재 위에
나는 그대의 이름을 쓴다

황금빛 조각상 위에
병사들의 창과 칼날 위에
제왕들의 왕관 위에
나는 그대의 이름을쓴다

숲과 바다와 평야 위에
새둥우리 위에 금작화 나무 위에
내 어린 시절 메아리 위에
나는 그대의 이름을 쓴다

밤의 경이 위에
일상의 흰 빵위에
조용하게 혹은 격렬하게 흘러가는 시간들 위에
나는 그대의 이름을 쓴다

최원철

2003.02.13 17:03:44

-시라노 드 벨쥬락, 역시 서간문에 발췌-

dragonwest@hanmir.com

늘봄이

2003.09.26 10:15:42

사랑하는까닭-한용운. 일반적으로 한용운님 하면 님의침묵이 떠오르지만 그것은 아마도 국어책의 폐해라고 생각합니다.좀더 단순하면서도 공감을 이끌어낼 좋은 시입니다.

늘봄이

2003.09.26 10:17:01

사랑하는 까닭 -한용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紅顔)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백발(白髮)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루어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김희영

2003.12.27 16:31:12

황동규시인의 시, 즐거운 편지..요...

나그네

2004.03.23 15:55:08

박노해님의 천생연분.

2004.05.25 15:01:11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않은 길(The Road Not Taken)

관리자

2004.05.31 22:59:39

한용운님의 '사랑하는 까닭' 추천해주신 늘봄이님 고맙습니다.
즐거운 편지, 가지 않은 길은 이미 등록되어 있구요, 박노해님의 천생연분도 좋네요..

argus

2004.09.16 14:24:14

누군가 너무나 좋아하던 시- 황지우님의 "뼈아픈 후회"
그 시를 좋아하던 그사람을 늘 생각하는 내가 좋아하는 시 - 천상병님의 "나의가난함"
그간 잘 지내셨나요?? 절 기억하실런지..argus라고...

관리자

2004.10.05 01:34:04

argus ... 처음 보는 네임인데-.-

2004.12.13 00:19:40

사랑하지 않는 일보다 사랑하는 일이 더욱 괴로운 날
나는 지하철을 타고 당신에게로 갑니다
어둠 뿐인 외줄기 지하통로로 손전등을 비추며 당신에게로 갑니다
밀감 보다 더 작은 불빛 하나 갖고서 당신을 향해 갑니다

가서는 오지 않아도 좋을 일방통행의 외길
당신을 향해서만 가고 있는 지하철을 타고
아무도 내리지 않는 숨은 역으로 작은 불빛 하나 비추며 나는 갑니다

가랑잎이라도 떨어져서 마음마저 여린 날
사랑하는 일보다 사랑하지 않는 일이 더욱 괴로운 날
그래서 바람이 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 당신에게로 갑니다

김종해

(가입하고 싶은데 회원가입란이 어디에 있나요?)

雨過靑天

2004.12.21 15:10:38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 비 개인 긴 강둑 풀빛 더욱 새로운데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 님 떠난 남포에는 슬픈 노래만 울리누나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 대동가물은 언제나 마르랴
別淚年年添綠波(별루연연첨록파) : 해마다 이별눈물 푸른물결 위에 뿌리는데

- 送人, 鄭知常 -

김형비

2005.03.04 12:26:14

신용선님의 <하산하는 법>을 추천하구 싶어요.. 시집인데..

글쎄요.. 시도 사람들 취향이잖아요.. 우연히 서점에서 봤는데.. 전 맘에 꼭 들어 사고..또 선물두 많이 했는데..

참, 좋더라구요.. 후후.. 어떻게 설명을 해얄지 ㅡㅜ

관리자

2005.03.14 12:45:00

시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회원제 홈페이지는 아니에요~

지나가던이

2005.09.13 04:05:45


나를 바라보기

알수없는 두려움에
나는 언제나 겁이많다.
싸움을 하면 옹졸했고
시샘이 많아 욕심도 많았다.
잠이 많아 부지런하지도 않고
기억력이 없어서 끈기도 없을 뿐더러
마음이 약해 눈물이 많다.
누가 내 약점을 알까 봐 위선을 떨었고
잘난 체하려고 가식적이었다.

남의 말을 듣기 전에 내 말이 앞섰고
내 생각대로 해 버리는 고집쟁이였다.
욕망은 생각에서 지울 수 있지만
외로움은 견딜 수 없었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나쁜 것만 모조리 안고 있는
나를 보고, 나를 알고
나를 탄식한다.
나를 내보임으로써 집착을 버리고
나를 스스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나는 선택했다.

나약한 인간이라 인정하며
스스로를 기만하며 살고 싶지 않기에.

-원성스님
저를 반성하게 해주어서 좋아해요

지나가던이

2005.09.13 04:07:22

그리고 홈페이지 너무 좋네요 편안하고 잔잔한것이..
기분전환&휴식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홈피인것같아요
신화얘기들도 너무 좋았구요,,^^

김진성

2005.10.22 20:35:03

신경림 "그런 내가 되어야 한다" 이 시를 추천합니다.

남경우

2005.11.21 22:10:15

우연히 들렀는데 홈피 참 멋있네요
저두 좋은 시 가있어 추천하려구여
사무엘 울만 "청춘" , 원태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한용운 "해당화"
좋은시 잘 보고 갑니다.

일락이

2006.01.10 19:15:05

입력방법을 몰라 리플을 못 달았네요. 정말 맘에 드는 홈피네여. 저도 시 한수 추천합니다. 속을 비우고 비우고 또 비워도
아주 깊은 가슴 속 묻어둔 칼 한자루
사랑합니다 이 말 한마디 꺼낼 수 없어
달이 가고 해가 갈수록
푸르스름한 녹이 슬어 명치끝을 쥐어뜯는
속쓰림
밤새움 가슴앓이 새벽녘에나 좀 풀릴 수 있을까
웬걸 그 자리에서 만날 없어지지 않고 파고드는
독처럼 새파랗게 날 선 하현달
점점이 점점이 내 가슴 저며 내는 걸
또 어쩔 수 없이 하루 종일 피를 흘려
드러내놓고 말 못하는 사랑병
--정대구(鄭大九) ‘칼이 되어’

나향

2006.03.04 20:46:52

안녕하세요 지금 비가오네요 좋은시하나추천합니다
카메론주연의 영화 "당신의그녀라면" 중 마지막결혼식중 낭독한
E.E.커밍스의시를 추천합니다



난 당신의 마음과 함께 합니다
늘 내 마음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내가 어딜 가든
당신이 어딜 가든 말이죠
비록 나 혼자 행하는
일이라도 그건 모두...
당신이 행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대여
난 어떤 운명도 두렵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제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난 어떤 세상도 원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름다운 당신이
제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여기 아무도 모르는
가장 깊은 비밀이 있습니다
여기 모든 것의 근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의 시초가 있습니다
삶이라 불리는 나무의
천국 중의 천국이 있습니다
영혼이 도달할 수 있는,
마음이 숨을 수 있는 것...
그 이상으로 높이 자라는
나무 말입니다

별들이 흩어져 있다는 건
놀라운 일입니다
난 당신의 마음과 함께 합니다
내 마음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관리자

2006.03.07 16:59:45

시 추천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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