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가고 있다
의미 있게 보냈구나 하는
한 마디의 위로도 없이
나의 미지근한 오늘은
이렇게 지나고 있다.
이화 꽃처럼 그렇게
하얀 마음만 지니고 살고자 했는데
어느새 세찬 바람이
내 생각의 비여 있는 틈으로 들어와
상념의 찌꺼기들로 구겨진 하루
어긋난 하루가 부끄러워
나른한 밤이 찾아오면
못난 하루의 시간을 돌려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