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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2008)

Old Partner.
한국. 상영시간 78분
개봉일 : 2009.01.15 / 장르: 다큐멘터리
공식블로그 : http://blog.naver.com/warnang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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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이충렬
출연 : 최원균, 이삼순 & 소들
제작 : 스튜디오 느림보 / 배급사 : (주)인디스토리

사람은 가끔, 마음을 주지만
소는 언제나, 전부를 바친다


고맙다. 고맙다.
참말로, 고맙다....


정신줄 놓고 살다가 못볼뻔했던 영화 '워낭소리'
이 영화때문에 내가 그동안 정신줄 놓고 살았다는걸 알았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감동받았던 많은 사람들과는 또 다른 의미도 참 고마운 영화가 됐다.

'워낭소리'는 다큐영화이다.
'인간극장'식의 카메라가 주인공들을 그대로 쫓아다니며 있는 그대로를 촬영하는...
워낭소리에서는 세세한 나레이션이 빠진 대신,
할아버지, 할머니의 말을 화면 오른쪽 하단에 친절히 설명해 놓은 것이 좋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구수한 두분의 사투리억양을 절반도 이해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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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된 소'라니...
언뜻 믿기지 않았다.
'소'는 언제나 나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어렸을적 우리집 마루 건너편 외양간에는 언제나 '소'가 살고 있었다.
우리집에 큰소가 있어서 좋았다.
아침저녁으로 부엌의 제일 큰 가마솥에서 구수한 소여물 끓이는 것이 좋았다.
소의 큰 얼굴과 크고 검은 눈망울. 소의 이마에서 코까지 손으로 쓰다듬어 줄때의 느낌이 좋았다.
어느 겨울.. 눈발이 내리던 날...
송아지가 태어나던 날의 풍경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갓 태어난 송아지는 어찌나 귀엽던지....
하지만, 송아지는 금새 우리집을 떠났다.
큰소들도 오랜 기간 우리집에 있었던 같지는 않다.

'워낭소리'의 늙은소는,, 할아버지와 30년을 같이 살았다.
논을 갈고, 짐을 실어나르고, 할아버지의 자가용이 되기도 하고,,,
도로에서 차가오면 알아서 피하고,
할아버지가 술에 취해 수레에서 잠이 들어도 어김없이 집을 찾아왔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나한테는 이 소가 사람보다 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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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잘못만나 죽도록 고생만 했을수도 있고,
좋은 주인만나 일생을 열심히 일하고 갔을수도 있다.
요즘은,, 농사일에 쓰기 위한 소가 없다고 한다.
태어나면서 이미 소들의 운명은 결정된다. 몇년동안 인간이 주는 사료 잘먹고 살찌우며 살다가
인간의 뱃속을 채우기 위해 삶을 마감한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성화에도 농약을 쓰지 않는다.
농약을 쓰면 소가 먹는 풀에도 해가 될까 하는 할아버지의 마음때문이다.
보통 소의 수명은 15년이라는, '늙은소'는 어떻게 그렇게 오래 살 수 있었을까...
미스터리중의 하나이다.
'젊은소'가 집에 왔을때, 젊은 소를 바라보는 '늙은소'의 표정이 아주 재미있었다.
그 순간 '늙은소'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늙은소'가 결국 죽고,,,,
"좋은 곳으로 가라.." 하고 담담히 말하는 할머니와 말없는 할아버지.
삐쩍마른 소의 마지막 모습이 마음아팠다.
소는 자기가 평생 일하던 땅에 묻혔다.

도살장이 아닌 땅에, 사람의 뱃속이 아닌 흙속에 묻힌.
주인을 잘못 만난 소가 아니라,,, 좋은 주인만나 오랜 세월 잘 살다가 떠난 행복한 소의 이야기로 기억하고 싶다... 
(2009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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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낭 : 마소의 귀에서 턱 밑으로 늘여 단 방울. 또는 마소의 턱 아래에 늘어뜨린 쇠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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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나왔던 '젊은소'가 또 송아지를 낳았다고 한다..
죽었던 늙은소를 대신해, 할아버지의 일을 도와드린다고,,,
어미소 너무 예쁘고, 송아지도 너무 귀여워~~


'워낭소리' 관객수가 이미 7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지난 주말부터 상영관수도 부쩍 늘어서 100만명 돌파는 시간문제일듯.
영화를 보러오신 분들중에, 일행과 함께온 중년어머니들이 눈에 많이 띄던데,
영화보면서는 특히 할머니에게 공감되는지 크게 웃고, 맞장구도 치고, 옆에 분들과 서로 얘기도 하고,,
감상에 쪼금 방해되긴 했지만 그렇게 기분나쁘지 않은 풍경이었다.
어머니 아버지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다함께 볼 수 있는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


'워낭소리'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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