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의 연인들
*이오 Io
이오는 강의 신 이나코스와 멜리아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며 아르고스를 건설한 포로네우스의 자매이다.
제우스는 이오를 유혹하여 검은 구름으로 주위를 덮은 뒤 관계를 맺고는 헤라가 눈치 채기 시작하자 이오를 암소로 변신시켰다. 헤라는 제우스가 바람을 피운 것을 눈치 채고는 모른 척하고 암소를 선물로 달라고 하였다.

제우스는 헤라의 요구를 거절하면 더 의심을 살 것 같아 암소를 건네주었다. 헤라는 100개의 눈을 가진 거인 아르고스에게 암소를 감시하도록 맡겼다. 아르고스는 잠을 잘 때도 2개의 눈만 감고 나머지 눈은 뜨고 있었으므로 아무도 그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강의 신 이나코스는 행방불명된 딸을 잃은 슬픔에 빠져있었고, 이오는 암소로 변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버지를 보며 슬퍼했다. 그리고 발굽으로 땅바닥에 제 이름을 써서 딸이 암소로 변했다는 슬픈 소식을 전했다.
제우스는 이오의 고통을 덜어주기위해 전령의 신 헤르메스에게 이오를 구해오라고 명령했다.
헤르메스는 괴물 아르고스를 만나 피리를 들려주고는, 피리에 얽힌 사연까지 얘기해준다. 그의 얘기를 듣고 있던 아르고스는 어느 순간 100의 눈을 모두 감고 잠들어 버렸는데, 그때 헤르메스는 괴물의 목을 베어버렸다.

헤라는 아르고스의 머리에서 눈을 빼내 공작의 깃털 장식으로 삼고는, 무지개를 보내 이오를 쫓게 하는 한편 쇠파리로 하여금 암소가 된 이오를 쫓아다니며 괴롭히게 하였다.
전세계를 돌며 쫓겨다니던 이오는 나일 강가에 이르자 무릎을 꿇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한편으로는 제우스를 원망하고 한편으로는 제우스에게 이제는 그만 환란을 거두어달라고 빌었다. 기도를 들은 제우스는 아내 헤라에게 이제 그만 이오에게 내린 벌을 거두어 달라고 부탁했다.
제우스의 부탁을 받은 헤라가 분노를 가라앉히면서 이오는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칼리스토 Callisto
칼리스토는 순결의 상징인 처녀신 아르테미스를 추종하던 님프였다.
칼리스토의 모습에 반한 제우스가 아르테미스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그녀를 유혹했는데, 그 둘의 사이에서 '아르카디아' 지방의 건국 영웅 '아르카스(Arkas)' 가 태어났다.
아르테미스는 순결을 지키지 않은 칼리스토를 내쫓았고, 헤라는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아들까지 낳은 칼리스토에 대한 복수로 그녀를 곰으로 만들어버렸다.

칼리스토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게 된 아르카스는 제우스에 의해 어느 농부에게 맡겨져 성장하였다. 아르카스가 사냥할 때 암곰이 된 칼리스토와 마주쳤는데, 칼리스토는 자신이 곰으로 변신한 것을 잊고 아들에게 다가가자 아르카스가 활을 쏘려고 하였다.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제우스는 두 모자를 하늘의 별자리에 올려 칼리스토는 큰곰자리, 아르카스는 작은곰자리가 되게 해주었다.

이에 분노한 헤라는 늙은 대양(大洋)의 신인 테튀스와 오케아노스(헤라는 이 신들에 의해 양육되었다)한테 가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도움을 청했다. 대양의 신은 헤라의 부탁을 들어주었고 그 결과 대웅성과 소웅성 두 성좌는 하늘에서 돌고 돌뿐 다른 별들처럼 대양 밑으로 가라앉는 일이 없게 되었다.

 

*에우로페 Europe

에우로페는 페니키아의 왕 아게노르 딸이었다.
에우로페는 해변에서 놀던 중 아름다운 황소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 황소는 제우스가 둔갑한 것으로 아름답고 온순한 황소에 이끌려 에우로페는 황소와 놀다가 황소의 등에 올라타게 됐다. 그러자 황소는 갑자기 일어나 달리더니 에우로페를 싣고 크레타섬으로 도망쳤다. 그곳에서 제우스는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고 에우로페와 맘껏 사랑을 나누었다.

그리하여 제우스와 에우로페 사이에 크레타의 영웅 '미노스'와 그의 형제 '라다만티스'와 '사르페돈' 이 태어났다. 이들은 각기 도시를 세워 왕이 되었다. 에우로페는 크레타지역에 최초로 발을 디딘 사람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리스 땅을 포함한 이 대륙을 Europe(유럽) 이라고 이름 짓고 그녀를 기렸다.
에우로페의 경우처럼 제우스는 자신이 직접 동물로 변신해 인간에게 접근하기도 했다.

트로이왕국의 건설자인 트로스의 아들 가니메데는 준수하게 생긴 청년이었다. 이 청년을 사랑한 제우스는 독수리로 변해 그를 납치하여 신들의 시중을 들게 했다.
제우스의 이름을 딴 목성의 위성(衛星)들중 일부는 이오, 에우로페, 가니메데, 칼리스토라고 명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