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어린이와 만난 그리스신화 영웅들
이현경 번역의 <그리스신화의 영웅들> 출간
컴퓨터와 게임기에 온통 정신을 뺏기고 사는 21세기의 아이들. 움직이는 영상이 주는 즐거움만이야 못하겠지만 '책에서 얻어낼 수 있는 것들도 적지 않을텐테'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면 어른으로서 못내 안타깝다.
읽는 즐거움과 함께 보는 즐거움까지 주는 책은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부모라면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그리스신화의 영웅들>(봄)을 권하고 싶다.
2000년 여름 소설가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신화> 이후 지속되고 있는 '신화 열풍'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아이들이 볼 만한 신화관련 서적은 드문 것이 현실이다.
이탈리아 대사관이 주관하는 제1회 번역문학상 수상자이자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 등을 번역한 바 있는 이현경씨가 파올로 데 시모니스의 원작을 한국어로 옮긴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그리스신화의 영웅들>은 일단 시원스런 삽화와 함께 예쁜 제본이 눈길을 끄는 책이다.
'예쁜 책 만들기'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도서출판 봄의 북디자인 실력이야 이미 전경린의 <첫사랑>과 연애시 모음집 <사랑이 올 때>를 통해 유감없이 보여진 바 있다. 이번 책 역시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는 예쁜 책이라 일단 아이들의 눈을 즐겁게 할 듯하다.
그러나,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그리스신화의 영웅들>은 눈만 즐겁게 하는 책은 아니다. 머리에도 동시에 즐거움을 준다. 그리스신화 중에서 영웅의 이야기만을 가려 이야기 들려주듯 서술하고 있는 책에는 각 장 별로 당시의 역사와 생활습관, 문화, 종교 등에 관한 해설이 곁들여졌고, 그리스 문화와 타 민족 문화와의 관련성까지도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런 구성은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듣는 감상적 즐거움과 함께 고대의 역사와 문화를 접한다는 이성적 만족감을 동시에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스신화를 단순한 옛날 이야기로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신화의 발생 토대와 배경까지 이해시키는 것이다.
현실에서의 존재가능성은 논외로 두고, 영웅의 이야기란 아이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것인가. 신으로부터 불을 훔쳐 인간에게 문명의 맛을 보게 한 프로메테우스, 지구를 들 만한 힘을 가진 천하장사 헤라클레스,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한 주먹에 굴복시킨 테세우스, 메두사의 머리를 베고 아름다운 여인 안드로메다를 구하는 페르세우스...
<어린이가 꼭 알아야할 그리스신화의 영웅들>은 폭력적이고 건조한 컴퓨터게임에 경도된 아이들의 관심을 책읽기 쪽으로 옮겨오는 데 작은 힘을 보탤 수 있을 듯하다.
홍성식 기자 hss@ohmynews.com 2002/12/05 오후 5:27
ⓒ 2002 OhmyNews
이현경 번역의 <그리스신화의 영웅들> 출간
컴퓨터와 게임기에 온통 정신을 뺏기고 사는 21세기의 아이들. 움직이는 영상이 주는 즐거움만이야 못하겠지만 '책에서 얻어낼 수 있는 것들도 적지 않을텐테'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면 어른으로서 못내 안타깝다.
읽는 즐거움과 함께 보는 즐거움까지 주는 책은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부모라면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그리스신화의 영웅들>(봄)을 권하고 싶다.2000년 여름 소설가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신화> 이후 지속되고 있는 '신화 열풍'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아이들이 볼 만한 신화관련 서적은 드문 것이 현실이다.
이탈리아 대사관이 주관하는 제1회 번역문학상 수상자이자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 등을 번역한 바 있는 이현경씨가 파올로 데 시모니스의 원작을 한국어로 옮긴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그리스신화의 영웅들>은 일단 시원스런 삽화와 함께 예쁜 제본이 눈길을 끄는 책이다.
'예쁜 책 만들기'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도서출판 봄의 북디자인 실력이야 이미 전경린의 <첫사랑>과 연애시 모음집 <사랑이 올 때>를 통해 유감없이 보여진 바 있다. 이번 책 역시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는 예쁜 책이라 일단 아이들의 눈을 즐겁게 할 듯하다.
그러나,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그리스신화의 영웅들>은 눈만 즐겁게 하는 책은 아니다. 머리에도 동시에 즐거움을 준다. 그리스신화 중에서 영웅의 이야기만을 가려 이야기 들려주듯 서술하고 있는 책에는 각 장 별로 당시의 역사와 생활습관, 문화, 종교 등에 관한 해설이 곁들여졌고, 그리스 문화와 타 민족 문화와의 관련성까지도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런 구성은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듣는 감상적 즐거움과 함께 고대의 역사와 문화를 접한다는 이성적 만족감을 동시에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스신화를 단순한 옛날 이야기로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신화의 발생 토대와 배경까지 이해시키는 것이다.
현실에서의 존재가능성은 논외로 두고, 영웅의 이야기란 아이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것인가. 신으로부터 불을 훔쳐 인간에게 문명의 맛을 보게 한 프로메테우스, 지구를 들 만한 힘을 가진 천하장사 헤라클레스,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한 주먹에 굴복시킨 테세우스, 메두사의 머리를 베고 아름다운 여인 안드로메다를 구하는 페르세우스...
<어린이가 꼭 알아야할 그리스신화의 영웅들>은 폭력적이고 건조한 컴퓨터게임에 경도된 아이들의 관심을 책읽기 쪽으로 옮겨오는 데 작은 힘을 보탤 수 있을 듯하다.
홍성식 기자 hss@ohmynews.com 2002/12/05 오후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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