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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읽어주는 두 남자

조회 수 2946 추천 수 6 2002.10.11 16:40:22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신화는 어렵다. 신화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누구에게나 어렵다. 내용 자체가 어렵지는 않지만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신들의 계보나 낯선 지명을 염두에 두다보면 어느새 내용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그런데도 신화의 인기는 멈출 줄 모른다. 신화는 "이성에 지배당해왔던 감성이뻗어나갈 수 있는 물꼬를 터주고"(출판평론가 김갑수), 인간의 "원초적인 희구를 충족시켜"(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주기 때문이다.

지금 시중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룬 책만도 수십종에 이른다. 순전히 인기의 결과라고만 볼 수는 없다. 흔히 철학의 수를 헤아린다면 철학하는 사람의 수와같다고 한다. 세계와 인간, 지혜에 대한 해석은 그만큼 다양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신화 또한 텍스트를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 것이다.

최근 출간된 「신화 읽어주는 남자」(명진출판刊.236쪽.1만2천원)와 「미하엘쾰마이어의 그리스 로마 신화」(베텔스만刊.383쪽.9천500원)도 독특한 맛깔이 느껴지는 책이다.

「신화 읽어주는 남자」의 저자 이경덕씨는 신화연구가다운 정체성을 갖고 있다.

「신의 지문」「그림으로 보는 황금가지」등 문화와 신화의 관계를 규명하는 책들을여럿 번역했고, 「신화로 보는 악과 악마」「신화로 보는 인류의 종말과 새로운 세계」등을 집필한 그이다.

이씨는 이번 책에서 '성과 사랑'의 프리즘으로 그리스 신화를 반사, 굴절시키고있다. 사랑의 순수, 비극, 절대성, 욕망, 집착을 신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태양의 신이자 질서의 신인 아폴론. 아폴론이 늘 사랑에 실패한 이유는 "질서는 혼외의 사랑이나 격랑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풀이돼 있다.

미하엘 쾰마이어는 '라우리스 문학상' '요한 페터 헤벨 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이 뒤따르는 독일 최고의 신화 작가이다.

쾰마이어의 신화 해설은 긴박한 대사와 간결한 묘사를 통해 삼키기 어려운 '알약'을 '당의정'으로 탈바꿈시킨다. "총체적인 실존이 촘촘히 얽혀 있"어 수수께끼같은 신화를 확실히 기억에 남는 '실화'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는 "이야기하는 사람이 누가 됐든 신화는 이야기될 때마다 그의 영혼에 들어와 새로이 창조되며, 그때에야 비로소 그 사람의 소유가 된다...신화를 이야기하는그 순간, 이미 최고의 신화전문가"라고 서문에 적고 있다.

k0279@yna.co.kr (끝)
2002년 10월 11일 (금) 08:52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그리스.로마신화속 사랑이야기 .. '신화 읽어주는 남자'  

사랑의 신 에로스는 자신을 괴물신랑이라고 속이고 미모의 프시케와 결혼한다.
에로스는 자기의 얼굴을 보지 않는다는 약속만 지키면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프시케에게 말한다.

그러나 괴물신랑에 대한 두려움과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던 프시케는 에로스가잠든 사이 그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만다.

잠에서 깨어난 에로스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이후 프시케는 에로스를 찾아 헤매다가 죽음의 세계에까지 가게 된다.

신화 연구가인 이경덕씨 는 최근 저서인 "신화 읽어주는 남자" (명진출판,1만2천원)에서 프시케와 에로스 이야기의 교훈은 "사랑한다는 것은 믿는 것"이라고말한다.

이 책은 그리스.로마 신화를 "성과 사랑" 이라는 코드로 읽어낸다.

프시케와 에로스의 사랑을 비롯,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와 그의 아내 페넬로페의 사랑,카르타고를 세운 디도와 로마를 세운 아이네이아스의 사랑 등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총 28개의 사랑이야기를 어렵지않게 풀어나간다.

그리고는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는 말하지 말라"거나 "떠나는 것은 배신에다름 아니다"라는 등,이야기들의 의미를 저자 나름대로 재해석한다.

저자는 "왜 또 신화인가"라는 질문에 "신화는 반복해서 읽힌다 하더라도 끊임없이 변형되며 읽는 사람 나름의 재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 "상상력의 원형인 신화가 읽히는 사회는 자기 발전이 가능한 사회"라고 주장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다른 신화 관련서들과 다르다.

신들 사이의 계보나 신과 사람들간의 관계에 집착해서 신화를 복잡하고 어렵게만드는 것이 아니라,개별 이야기의 의미를 재해석함으로써 신화가 우리에게 왜필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2002-10-11 17: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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